멀리 문상을 왔다가 돌아가는 버스안에서 글을 남긴다.
모니터에 뜨는 34세라는 숫자에 가슴 한 켠이 아려왔다.
누가 그랬다.
바보같이 손해만 보고 산 사람이라고,
근데 그래서 사람들이 이렇게나 오는 것 같다고.
나도 대학교 들어가서 아무것도 모를때 불려다니며
술을 그리도 마셨다.
술을 안마시면 어색한 사이라는 말에
모두가 공감했다.
동기와는 술 먹고 주먹다짐도 했단다.
술로 그를 기억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.
그렇지만,
그는 인간적이었다.
계산해서 사는 사람이었으면
그렇게나 사람들을 불러내 술을 마시진 않았을 것이다.
후배들 사준 술값이 족히 몇 백은 된다는 얘기를
본인 입으로 자랑스럽게 떠든 사람이다.
술을 마시지 않으면 말이 없었지만
정이 많고 늘 웃는 사람이었다.
피곤해도 직장에서는 군말없이 일하고
뒤에서 혼자 술로 스트레스를 달랬을 양반이다.
사고사.
인덕이 많아 주변 사람들에게 늘 베풀었던 그를
너무 급하게 데려가 버리셨다.
영정사진 속 웃는 모습이
불과 얼마전에 본 것 같았다.
눈물이 나진 않았지만
오늘 오전 부고 소식을 들은 후 내내 속으로 울었다.
늘 사람 좋은 미소를 띠며 술 한 잔 할래라고 묻던,
참으로 인간적이었던 따뜻한 사람.
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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